폭염,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고통과 위협입니다.
"이렇게 더울 때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OO 어르신은 홀로 8평 남짓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 오랜 시간 함께했던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뒤 혼자 남겨진 지 1년입니다. 그 이후로 몸도 마음도 더 힘들어졌습니다. "방 안은 낮부터 후끈하게 달아오르는데, 창문을 열어도 바람 한 점 안 불고 답답해요. 너무 더울 땐 그냥 아파트 앞 나무 그늘 같은 데 가 있거나 마트 안을 돌아다녀요. 눈치가 보여 오래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때만큼은 시원하니까요." 김천은 전국에서도 폭염이 심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작년 4월 말, 우리나라에서 가장 덥다고 하는 대구의 기온이 30.5°C였을 때 김천은 무려 31.2°C까지 올라갔습니다. 4월부터 7월 같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무더위에 취약한 분들은 더 긴 시간 동안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도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어르신은 황반변성으로 시력이 점점 저하되고 있으며, 치료를 위해 주사를 맞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왼쪽 귀는 청력의 10% 정도만 들리는 상태이며, 어지럼증도 자주 느껴 거동이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작년에는 너무 더워서 새벽에 잠을 못 자고 그냥 밖에 나와 앉아 있었어요. 바깥 공기라도 쐬면 좀 나을까 했는데, 그것도 오래 못 있겠더라고요. 올해도 그럴까 봐 겁이 나요." 방에는 낡은 선풍기 한 대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낮 기온이 30도가 넘어가면 선풍기 바람마저 뜨거워져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시력이 나빠지고 어지럼증이 심해지면서 걷는 것조차 힘들어 쉼터까지 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얘들아, 미안해"
한OO 씨는 다섯 명의 아들과 함께 투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폭력으로 인해 남편과 별거하며 이혼을 준비하던 중,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빚을 감당하며 홀로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생활비는 빠듯하고, 아이들은 한창 성장할 시기라 식비며 학용품, 학원비까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기세 조차 아끼기 위해 에어컨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낮에는 그래도 창문을 열어놓고 선풍기라도 틀어놓지만, 제가 야간 근무를 가면 아이들끼리 덥고 답답한 방에서 지내야 해요. 에어컨을 틀어주고 가고 싶지만, 전기세가 무서워서요. 다섯 명이 뒤척이며 덥다고 하면, 그래도 엄마가 곁에 있었으면 좋을 텐데…" 방이 작고 가족이 많다 보니, 여름이면 집 안은 더욱 뜨겁고 습해집니다. 작은 창문으로는 바람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선풍기를 틀어도 방 안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아이들이 너무 더워서 서로 자리 바꿔가면서 바닥에 누웠어요. 엄마 없을 때 너무 더워서 화장실 바닥에 앉아 있던 적도 있었대요. 그 얘기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특히, 큰 아이가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 더 걱정입니다. 밤새 더위에 뒤척이는 동생들을 챙기다가 정작 본인도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결국 피곤한 상태로 학교에 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에어컨 없이 버텨야 한다는 걸 아이들도 알아서 전기세 걱정하며 안 틀려고 해요. 근데 그럴 때마다 더 미안하고 속상해요. 올해도 그렇게 더울까봐 벌써부터 걱정되네요."
김천부곡사회복지관에서는 기후위기 취약계층 50가구에 "폭염 예방 키트"를 전달하려 합니다. 쿨매트, 손선풍기, 쿨스카프, 이온음료, 응급키트, 양산, 응급상황 대비 안내서 등이 포함된 키트로, 단순한 편의를 넘어 생명을 지키는 작은 안전망이 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나눔이 강OO 어르신, 한OO님 가족과 같은 이웃들에게 시원한 여름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